“기억은 잃어도 마음은 남아있다는 사랑에 대한 바이러스”
6년 만에 찾아온 ‘창고 영화’의 재발견
강이관 감독의 《바이러스》는 2019년 촬영을 마치고 무려 6년이 지나서야 세상에 나온 작품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개봉이 연기되었지만, 역설적으로 이 영화가 다루는 전염병과 방역 상황들이 현실과 오버랩되면서 묘한 예언적 색채를 띠게 되었다. 기력도, 의욕도, 연애 세포도 바닥난 일상을 보내고 있는 번역가 ’택선(배두나)’의 모습은 코로나19를 겪은 우리 모두의 모습과 닮아있다.
배두나의 자연스러운 연기와 아쉬운 캐릭터들
배두나가 택선 역을 맡아 타인의 감정에 냉소적이던 번역가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변화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그려냈다. 코미디와 감성적 순간들 사이의 밸런스가 인상적이다. 김윤석은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유일한 박사 ‘이균’ 역으로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주며, 손석구는 모태솔로 연구원 ‘수필’ 역할을 통해 순수하고 어수룩한 매력을 발산한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캐릭터들의 깊이가 아쉽고, 러브 바이러스라는 설정에 비해 인물들의 감정 변화가 단조로운 면이 있다. 생각보다 역할이 깊었던 장기하보다 손석구가 더 마케팅적으로 조명이 되어 아쉬운 점도 있었다. 손석구와의 러브 코미디인줄 알았으나 깊이 들어가니 김윤석과의 러브 코미디 였다.
참신한 설정, 아쉬운 스토리텔링
치사율 100%의 정체불명 감염병 ‘러브 바이러스’가 퍼지고, 감염되면 ‘사랑의 감정에 빠지게 되고’, 그 사랑이 끝나면 죽음이 찾아온다는 설정이 재밌다. 하지만 이런 참신한 아이디어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채 뻔한 스토리 전개로 흘러가는 점은 아쉽다. 감염된 사랑과 진짜 사랑의 차이를 탐구한다는 철학적 메시지도 깊이 있게 다뤄지지 못했다. 그냥 잔잔한 느낌이 일본 영화 같은 느낌도 들지만 그저 감동도 재미도 어느것 하나 붙잡지 못했다.
시대를 앞서간 예견성과 흥행의 아쉬움
2019년 촬영 당시 코로나19 이전에 만들어진 바이러스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방호복, 백신 개발 과정 등이 현실과 묘하게 오버랩된다. 핑크빛 방호복 디자인은 오징어게임보다도 앞선 감각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런 독특함에도 불구하고 누적관객수 5만5천명이라는 처참한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6년간의 개봉 지연과 장르적 애매함이 대중적 어필을 막은 것 같다.
쿠키 영상은 따로 없다.
내 점수는 (4.5점/10점)
• 극장에서 보는거 ㅇㅋ! (8-10점)
• OTT든 어디든 한번 봐도 좋지 (6-7점)
• 굳이 볼 필요까지는? (3-5점) ✓
• 정말 볼거에요? (1-2점)
• ……! (0-0.9점)
독특한 설정과 배우들의 연기는 좋지만… 스토리가 아쉽다 그래도 참신한 아이디어는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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