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줄평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었던 영화였을까? 대사가 사냥꾼이야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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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기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기억에 남는 대사는 “사냥꾼”이라는 대사밖에 없다. 액션시퀀스는 히어로 영화처럼 수려한 편이지만 스토리에 사이에 하나도 연결이 안되는 느낌과 주요 대척점으로 나오는 라이노가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 매력적인 주인공과 매력적인 빌런이 합쳐진 히어로 영화가 가장 재밌다고하면 여기는 그나마 세르게이가 매력적이라면 그외 캐릭터는 하나도 보고싶지 않다.
소니의 스파이더맨 스핀오프 유니버스 마지막 작품이라는 무거운 부담감을 안고 시작된 《크레이븐 더 헌터》를 보고 나서 든 생각은 ‘아쉽다’였다. J.C. 챈도르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스파이더맨의 대표적인 빌런 중 하나인 크레이븐 더 헌터의 오리진 스토리를 다루고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소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가 왜 실패했는지를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가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은 단연 아론 테일러 존슨의 연기다. 세르게이 크라비노프/크레이븐 역을 맡은 그는 캐릭터의 야성적이면서도 복잡한 내면을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특히 아버지에 대한 복잡한 감정과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드러내는 장면들에서 그의 연기력이 돋보인다. 근육질 몸매를 위해 혹독한 트레이닝을 했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물리적인 변신도 인상적이었고, 액션 시퀀스에서 보여주는 사냥꾼으로서의 면모는 원작 캐릭터의 특징을 잘 살렸다.
러셀 크로우가 연기한 아버지 니콜라이 크라비노프 역시 주목할 만하다. 냉혹한 러시아 갱단 보스이면서도 아들에 대한 복잡한 애정을 품고 있는 캐릭터를 크로우 특유의 카리스마로 완성해냈다. 부자 간의 갈등과 화해, 그리고 다시 갈등으로 이어지는 관계의 변화를 보여주는 과정에서 두 배우의 케미스트리가 영화의 감정적 무게중심 역할을 한다.
스토리 측면에서는 전형적인 안티히어로 오리진 서사 구조를 따르고 있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아버지와의 갈등, 초능력 획득, 그리고 복수라는 뻔한 공식을 벗어나지 못한 점이 아쉽다. 크레이븐이 사자에게 물린 후 동물의 능력을 얻게 되는 설정은 흥미롭지만, 이후 이 능력을 어떻게 활용하고 발전시켜 나가는지에 대한 탐구가 표면적이다. 그의 내적 갈등이나 도덕적 딜레마를 더 깊이 있게 다뤘다면 훨씬 매력적인 캐릭터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액션 시퀀스는 R등급 영화답게 상당히 폭력적이고 잔혹하다. 크레이븐의 사냥 실력과 동물적 본능을 보여주는 액션 장면들은 나름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그가 적들을 사냥하듯 추적하고 제압하는 장면들은 캐릭터의 특성을 잘 살린 연출이다. 하지만 CGI 퀄리티가 일정하지 않아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순간들이 종종 있다. 특히 동물들과의 교감을 보여주는 장면에서 CGI의 어색함이 두드러진다.
결국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는 소니의 스파이더맨 유니버스가 가진 근본적인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이다. 스파이더맨 없는 스파이더맨 빌런 영화라는 모순적 상황에서 캐릭터의 존재 이유와 동기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 크레이븐이라는 캐릭터 자체는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그를 둘러싼 세계관과 이야기가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마치 주인공 없는 연극을 보는 것 같은 공허함이 영화 전반에 흐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론 테일러 존슨의 열연과 몇몇 인상적인 액션 시퀀스, 그리고 아버지와 아들 관계를 다룬 감정적인 순간들은 충분히 볼 만하다. 완전한 실패작은 아니지만, 아쉬움이 더 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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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키 영상
쿠키 영상은 없다. 소니의 스파이더맨 유니버스가 사실상 종료되는 시점이라 없다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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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점
내 점수는 (2점/10점)
-극장에서 보는거 ㅇㅋ!(8-10점)
-OTT든 어디는 한번 봐도 좋지(6-7점)
-굳이 볼 필요까지는?(3-5점)
-정말 볼꺼에요?(1-2점) ✓
-…….!(0-0.9점)
아론 테일러 존슨의 열연과 몇몇 액션 시퀀스는 괜찮지만, 전체적으로는 소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평범한 빌런 영화다. 마블 팬이라면 시리즈 완주 차원에서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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