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난은 화면에 가득한데, 영화는 관객의 마음에 아무것도 남기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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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점/10점
•2025년 최악의 영화 후보, 경쟁자도 많지 않다
•기승전결이 아닌 ‘전결’만 존재하는 이상한 서사
•감정을 쌓지 못한 재난 영화의 최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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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승전결이 아니라 ‘전결’만 있는 영화
보통 재난 영화라면 인물의 일상 → 위기 → 선택 → 감정의 폭발이라는 흐름이 기본이다. 하지만 《대홍수》는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 터뜨리기만 한다. 문제는 그 ‘터짐’이 아무런 축적 없이 반복된다는 점이다. 설명도, 빌드업도 없이 상황만 던져주니 관객은 따라갈 틈이 없다. 마치 컷신만 이어 붙인 게임 플레이 영상을 보는 기분이다. 영화라기보다는 서사가 빠진 체험형 트레일러에 가깝다. 마지막에는 결국 SF로 전환되는데 앞에 쌓아놓은 서사가 단단하지 않으니 그저 재미없는 화면의 나열뿐이다. 재난이란 분명 위험하고 그 위험에 긴장해야하지만 이 홍수가 반복되는 가짜라는 사실을 영화 30분만에 알게되니 긴장감이 없어진다.

2) 감정선 실종, 관객을 놓아버린 연출
재난 영화의 핵심은 스케일이 아니라 감정이다. 관객이 인물에게 감정이입을 해야 재난의 크기도 커진다. 하지만 이 영화는 캐릭터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잃었고 무엇을 지키려는지 거의 설명하지 않는다. 미스터리를 던져두고 관객이 알아서 쫓아가라는 식인데 그것을 보여주는 방식도 얇다. 그래서 아무리 위기가 닥쳐도 긴장감이 생기지 않는다. 감정을 따라가야 할 순간마다 영화는 다음 장면으로 급히 넘어가 버리고, 관객은 계속 뒤처진 채 남겨진다. 결과적으로 재난은 거대하지만 감정은 공허하다. 분명 모성애가 주된 감정인 것 같는데… 공감이 안된다.

3) 김다미의 선택, 그리고 시나리오의 한계
김다미는 그동안 작품 선택이 좋은 배우로 평가받아 왔기에 이 영화의 선택이 더 아쉽다. 물론 사람은 실수할 수 있다. 문제는 배우의 연기 이전에 시나리오 자체가 인물을 살릴 생각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캐릭터는 기능적으로만 존재하고, 감정을 전달할 여지가 없다. 결국 배우의 역량이 아니라 각본의 부재가 가장 큰 패인이다. 이 정도면 영화가 아니라 고퀄리티 게임 광고 시나리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우들은 잘못이 없다. 이 영화에 투자한 넷플릭스와 감독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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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크레딧 이후 쿠키 영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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